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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漵 칼럼

순천제일교회의 도서선교(圖書宣敎)

순천제일교회의 도서선교(圖書宣敎)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9년 03월 27일(수) 00:00
/정홍순 시인
지난해 10월 31일자 호매칼럼에 ‘순천은 도서관 도시다’를 게재한 바가 있다. 그 후 필자는 순천의 도서역량강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순천시 관외의 상황이 궁금했다. 민간이나 종교단체의 참여도 내지는 동향이 얼마나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도서보급 및 독서인구 증가가 점차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순천제일교회(홍성호 목사)의 도서선교(圖書宣敎)는 순천시정의 도서관사업의 성공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해외선교 가운데 순천제일교회가 담당하는 사업이지만 순천을 중심으로 한 도서관사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선교역사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선교사가 먼저 들어와 선교를 시작하기보다 번역한 성서가 먼저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와 인물은 서상륜과 이수정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한국 최초 개신교 신자 서상륜은 만주에서 홍삼장사를 하던 사람이다. 당시 중국선교를 담당하던 스코틀랜드 연합장로회의 목사 매킨타이어의 도움을 받은 그가 같은 선교회 로스 목사를 만나 세례를 받고 어학선생이 되었다.
서상륜이 로스와 함께 번역한 성서가 ‘예수셩교젼서’이다. 그는 이 번역 성서를 가지고 선교사보다 3년 먼저 귀국하였던 것이다.
또한 최초 한글 성서 번역자 이수정은 1882년 수신사 김홍집 일행 사절에 동행한 민영익의 개인 수행원으로 일본에 갔다.
농업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일본 농업계의 대표적인 인물 쓰다를 만나 기독교를 접하게 되었고 이수정도 어학선생 노릇을 했다.
한국어를 읽힌 선교사 언더우드는 이수정이 번역한 ‘마가복음’을 들고 한국에 입국했다.
천주교 또한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당파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인학파가 종교로 받아들이기 전까지 철학과 사상의 하나인 서학(천주학)이었다. 이에 반동해 일어난 것이 동학이었으니 우리나라는 책으로 인해 시작한 종교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기독교는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인식하면서 선교하는 나라가 되었다.
아직까지도 외방선교 차원에서 개인의 이름이나 자녀들의 이름으로 교회(건물)를 건축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부식(扶植)선교가 남아 덩그러니 건물만 남는 폐해도 적잖이 있다.
하지만 순천제일교회는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교회의 선교’인 보편선교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그 가운데 홍성호 목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도서보급이다.
홍 목사는 “캄보디아 현지 아이들이 자국의 신화나 전설은 알아도 대문호들의 작품은 전혀 모르고 있고, 요약한 번역(문학)서들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툼하는 모습을 보았다.”며 30개의 도서관과 도서보급을 위해 시작한 일이 ‘100원 동전 12개!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책 한권!’이라고 도서선교를 시작한 경위를 조용히 밝혔다.
주머니에 있는 동전이 작은 액수이지만 매주 마다 참석하는 성도들이 눈에 잘 뛰는 예배실 앞에 모금함을 두어 스스로 참여하게 하므로 일 년이면 수백만 원이 되어 번역 출간하는 출판사가 어렵지 않도록 계속 돕고 있다는 것이다.
순천제일교회가 현재 캄보디아에 건축한 교회가 7개 교회이다. 적절한 선교사들을 훈련하여 연계하고 있는 교회는 땅납 예수님교회, 떡포 진리의 길교회, 트널교회, 프놈치소 예수님교회, 돔낙거꼬교회, 캄퐁하이시온교회, 쯔루눅 제일영광교회이다.
선교와 전도는 순천제일교회의 동력이다. 국내외로 복음현장을 경험하게 하고 참여시키는 생활신앙으로 ‘사랑 나눔’ 실천을 말하는 교회가 아니라 행동하는 교회다. 홍 목사를 중심으로 온 교회가 일치하여 힘을 합한 복지교회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움직임이며 성실한 모델이 되고 있다.
선교의 미래는 개별 교회들이 친교 안에서 선교가 이루어져야 하며, 상황화의 지속한 요청을 받아들여야 하고, 가난한 이들의 선교와 다종교 안에서의 관용적인 선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따른 피선교지에 대한 인식도 물량적인 차원에서 토착화를 주도할 것이 아니라 1980년대 이후 각광받고 있던 문제점을 보완하여 문화를 이해하고, 사회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전통문화의 균형 잡힌 통전적 모델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세계를 배우며 교회에 모여 꿈을 키워나가는 현장으로 주머니에 있던 동전들이 순천제일교회 이름으로 섬겨지고 있다.
책은 마음의 등불이며, 보이지 않는 스승이라 했다. 연차마다 새로운 책의 번역과 출간을 계획하는 일도 막중한 사명이다. 교회가 이를 위해 준비한 작은 상자는 몇 개의 통장보다도 가치가 있다.
과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건강한 나라 캄보디아가 빚을 갚을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다린다. 지폐 한 장, 동전 몇 개가 눈물 나게 하는 일이 있다. ‘눈물 속에 고래가 산다’ 했듯이 ‘100원 동전 12개!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책 한권!’ 순천제일교회의 모금함에 맑은 영혼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