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동산수유문학’과 애향심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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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13일(수)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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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수유축제가 오는 17일부터 한 주간동안 산동면 지리산온천 관광지 일원에서 열아홉 번째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를 앞두고 있는 축제장에서는 손님맞이할 준비로 한창 부산한 모습들이다.
울릉도를 빼고 육지에서 제일 작은 군으로 알려진 구례군이지만 삼월이 되면 상춘객들로 북적이는 산수유축제는 전국의 이름난 축제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노랗게 피어 문 꽃망울들 사이로 빨갛게 달린 열매들이 남아있는 산수유를 보면서 두 계절을 실감한다.
“흐드러지게 밝고 노란 산수유 꽃이/내게 다가와/마음을 툭 건드리고 간다.//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돌아와/불그스름하게 변해//풍경이 되어 다채로워져/다시 나의 마음을 적신다.”(차지은, ‘다채롭다’ 전문)
위 시는 구례산동중학교 차지은이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산수유를 통해 계절의 다채로움을 표현하고 있는 어린 시인의 마음이 산수유로 젖어지는 것처럼 상춘객들도 마음 한 자락에 다채롭게 젖어지리라 믿는다.
보고 자라면 그것이 산교육이고 문화체험이며 경험된 것들로 형상화되는 작품들은 진부하거나 식상하지 않은데, 작은 마을 산동에서는 면단위치고 유례없이 문학지를 발간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산수유문화관에 비치해 놓고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비매품으로 가져다 읽을 수 있는 문학지가 ‘산동산수유문학’이다.
2013년 창간하여 5호까지 상재한 문학지는 “이상과 문화를 추구하는 독서로서 서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제작 간행함에 긍지와 자부를 느낀다고 회장 이준수는 밝히고 있다.
축제를 겸하여 한두 번 소책자로 제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산동산수유문학’은 종합문예지의 품격을 고루 갖추고 있다.
고향 이야기를 함께 엮어 사라지는 문화, 옛 선인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문학적 성취도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누구나 함께하는 참여문학으로서의 가치가 더 소중한 잡지이다.
구례가 고향이거나 산동이 태생인 출향 인들의 정성어린 작품들이 어우러져 한층 더 애향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보약재 산수유와 함께 문학을 통하여 널리 알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 ‘산동산수유문학’이기도 하니 처음엔 난감했다지만 이젠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는 문화적 산물이 되었다.
더욱 아름다운 일은 성인문학지로만 성찬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매년 산동면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산수유 백일장’을 개최해 후배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며 수상작품들을 문학지에 게재함으로 발굴, 육성하는 장까지 마련해가고 있다는 점이 더욱 가치가 있다.
차지은의 ‘다채롭다’처럼 시, 소설, 수필, 그림에 이르기까지 산동의 이야기는 다채롭기만 하다.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산수유의 속뜻은 ‘불변지속’이란다. 책 속에는 선배들이 청소년 후배들에게 “이끎이 있으니 열심히 노력하라”는 당부가 가득한 말로, 겨울에 꽃망울 맺어 눈보라에도 견디고 이른 봄에 꽃피는 산수유 같은 격려가 주렁주렁 맺혀있다.
농촌계몽소설 ‘상록수’가 생각난다. 이젠 산수유가 필 때면 ‘산동산수유문학’이 생각나겠다. 애향심 때문이다. 필자는 문학지를 읽으면서 이처럼 애향심이 가득한 책을 언제 읽었을까 돌이켜 보았다. 내 고향 마을이 좋다고 미화하는 책이 아니다. 상혼에 편승해 선전하기에 급급한 것도 아니다.
어느 면이든지 면지는 발간한다. 하지만 순수문학지는 어림도 없다. 돈이 되지 않거나 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혹 할 수 있다하여도 지속불가능하다.
그러나 ‘산동산수유문학’은 “삶에 지친 시대에 정서적 풍요와 멋과 맛을 느끼게 하고 나눔의 여유를 일깨워주고” 있는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주는 또 하나의 자랑이 되었다.
잡지를 통하여 더 많은 산수유이야기, 산동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지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이야기지만 소중한 정신의 보약이 될 수 있는 문학지로 발전하기를 고대한다. 자생하여 자란 식물들이 멋스럽고 아름답듯이 토종문학으로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기를 바라며 한 편의 시를 보탠다.
“봄풀이 푸르러지면/강화도 섬 생각이 난다는 선배가/산동 산수유탕에서/해병대 이야기로 때를 밀었다//봄만 되면/사방이 욱신욱신하고/밤마다 몽둥이로 재우고 가는 여자/누덕누덕 피어난 어혈꽃을/겹겹이 떼어 보냈다//입춘바람처럼/눈빛이 매섭던 선배에게/풍이 왔다//강화도 봄풀의 연애 생각하며/산동 꽃탕에서 선배 몰래 피어있는/도둑꽃을 만났다//예년보다/몰라보게 풍만해져 있는 꽃/가부좌한/그녀의 몸에서 그리운 냄새가 났다”(정홍순, ‘근황’ 전문)
울릉도를 빼고 육지에서 제일 작은 군으로 알려진 구례군이지만 삼월이 되면 상춘객들로 북적이는 산수유축제는 전국의 이름난 축제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노랗게 피어 문 꽃망울들 사이로 빨갛게 달린 열매들이 남아있는 산수유를 보면서 두 계절을 실감한다.
“흐드러지게 밝고 노란 산수유 꽃이/내게 다가와/마음을 툭 건드리고 간다.//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돌아와/불그스름하게 변해//풍경이 되어 다채로워져/다시 나의 마음을 적신다.”(차지은, ‘다채롭다’ 전문)
위 시는 구례산동중학교 차지은이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산수유를 통해 계절의 다채로움을 표현하고 있는 어린 시인의 마음이 산수유로 젖어지는 것처럼 상춘객들도 마음 한 자락에 다채롭게 젖어지리라 믿는다.
보고 자라면 그것이 산교육이고 문화체험이며 경험된 것들로 형상화되는 작품들은 진부하거나 식상하지 않은데, 작은 마을 산동에서는 면단위치고 유례없이 문학지를 발간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산수유문화관에 비치해 놓고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비매품으로 가져다 읽을 수 있는 문학지가 ‘산동산수유문학’이다.
2013년 창간하여 5호까지 상재한 문학지는 “이상과 문화를 추구하는 독서로서 서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제작 간행함에 긍지와 자부를 느낀다고 회장 이준수는 밝히고 있다.
축제를 겸하여 한두 번 소책자로 제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산동산수유문학’은 종합문예지의 품격을 고루 갖추고 있다.
고향 이야기를 함께 엮어 사라지는 문화, 옛 선인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문학적 성취도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누구나 함께하는 참여문학으로서의 가치가 더 소중한 잡지이다.
구례가 고향이거나 산동이 태생인 출향 인들의 정성어린 작품들이 어우러져 한층 더 애향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보약재 산수유와 함께 문학을 통하여 널리 알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 ‘산동산수유문학’이기도 하니 처음엔 난감했다지만 이젠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는 문화적 산물이 되었다.
더욱 아름다운 일은 성인문학지로만 성찬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매년 산동면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산수유 백일장’을 개최해 후배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며 수상작품들을 문학지에 게재함으로 발굴, 육성하는 장까지 마련해가고 있다는 점이 더욱 가치가 있다.
차지은의 ‘다채롭다’처럼 시, 소설, 수필, 그림에 이르기까지 산동의 이야기는 다채롭기만 하다.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산수유의 속뜻은 ‘불변지속’이란다. 책 속에는 선배들이 청소년 후배들에게 “이끎이 있으니 열심히 노력하라”는 당부가 가득한 말로, 겨울에 꽃망울 맺어 눈보라에도 견디고 이른 봄에 꽃피는 산수유 같은 격려가 주렁주렁 맺혀있다.
농촌계몽소설 ‘상록수’가 생각난다. 이젠 산수유가 필 때면 ‘산동산수유문학’이 생각나겠다. 애향심 때문이다. 필자는 문학지를 읽으면서 이처럼 애향심이 가득한 책을 언제 읽었을까 돌이켜 보았다. 내 고향 마을이 좋다고 미화하는 책이 아니다. 상혼에 편승해 선전하기에 급급한 것도 아니다.
어느 면이든지 면지는 발간한다. 하지만 순수문학지는 어림도 없다. 돈이 되지 않거나 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혹 할 수 있다하여도 지속불가능하다.
그러나 ‘산동산수유문학’은 “삶에 지친 시대에 정서적 풍요와 멋과 맛을 느끼게 하고 나눔의 여유를 일깨워주고” 있는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주는 또 하나의 자랑이 되었다.
잡지를 통하여 더 많은 산수유이야기, 산동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지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이야기지만 소중한 정신의 보약이 될 수 있는 문학지로 발전하기를 고대한다. 자생하여 자란 식물들이 멋스럽고 아름답듯이 토종문학으로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기를 바라며 한 편의 시를 보탠다.
“봄풀이 푸르러지면/강화도 섬 생각이 난다는 선배가/산동 산수유탕에서/해병대 이야기로 때를 밀었다//봄만 되면/사방이 욱신욱신하고/밤마다 몽둥이로 재우고 가는 여자/누덕누덕 피어난 어혈꽃을/겹겹이 떼어 보냈다//입춘바람처럼/눈빛이 매섭던 선배에게/풍이 왔다//강화도 봄풀의 연애 생각하며/산동 꽃탕에서 선배 몰래 피어있는/도둑꽃을 만났다//예년보다/몰라보게 풍만해져 있는 꽃/가부좌한/그녀의 몸에서 그리운 냄새가 났다”(정홍순, ‘근황’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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