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고드랫돌 소리 |
입력시간 : 2019. 07.18. 13:08 |
강아지도 식구 노릇하며 사느라
짖는 것 보면 대견스럽다
허투루 짖을 때도 있지만
늦여름 붙들고 있는 매미보다
그래도 서러움이 덜해서 괜찮다
여름 소리는 무르지 않다
부채질 소리, 냉국 오이 써는 소리
모깃불 타는 소리
바가지 물 등목 하는 소리
한밤중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여름 소리는 그늘을 짠다
해가 마루 오르기 전 토방에
밀짚멍석 깔고 앉아 아침밥 뜨고
그늘 따라 여름살이 하던 집
이제 해는 지붕을 그냥 넘어간다
딸가닥 딸가닥
밀짚멍석 짜느라 타래 풀던 아버지
자리틀에 매진
고드랫돌 소리 틀어 놓고
별 하나씩 집어 넘기고 싶은 밤
왈 와르르르르르 강아지가 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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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순 |《시와사람》으로 작품활동 시작
화순문학상 수상
시집 『뿔 없는 그림자의 슬픔』, 『물소리를 밟다』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 화순군민신문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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