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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갯벌에 눕지 않는다

 

   풍류 문학은 최치원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정읍시 칠보에서부터 발흥한 풍류 문학은 최치원에서 정극인의 '상춘곡'으로 이어지는 가사문학이다. 이를 태산 풍류라 하고, 무등산을 중심으로 담양 창평의 계산 풍류, 화순 적벽 강과 지석천을 거쳐 흐르는 드들강의 적벽 풍류, 장흥 천관산을 중심으로 한 탐진 풍류로 가사문화권의 맥이 이어졌다.

 

  풍류 문화를 연구하고 이끌며 호남의 3대 정신을 갯벌, 황토, 대나무에서 찾은 시인은 송수권이다. 김선태는 송수권의 시에 구현된 대나무 정신이라 함은 지조와 절개보다 남도민의 풍류의식이나 역사의식을 상징하는 정신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시 정신과 시론으로 통하는 송수권의 풍류, 갯벌은 변산에서 시작하였다. 20여 년 후 변산에서 가져온 질펀한 생명력이 숨 쉬는 순천만의 갯벌에 그 흐름을 놓았으며, 순천만에 연작시 '갈목비'를 남기고 떠났다.

 

  앞선 풍류도의 흐름에 따라 송수권의 시업을 갯벌 풍류로 명명하고자 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생각이다. 무리한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갯벌 풍류로 읽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갯벌을 중심으로 풍류 문학의 맥을 잇고 한층 더 발전해 나가야 할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