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첫눈에 그리다

 

 

<소나무 화가 장 순 作>

 

 

첫눈에 그리다/ 정홍순

 

 

늘 주눅들은 아이에게

날개에 바람 잔뜩 얹어 흔들어주다

 

오늘은 첫눈 받아

절망의 깊이를 고누고 있다

 

눈치 새끼들

잔등 펄럭이는 섬진강

 

휘저어

치켜 오르는 첫눈의 자치를 놓치랴

 

고도의 절망

고도의 기쁨

 

휘몰아치는 숨소리가 깊다

 

절벽 끝으로

날카로운 별이 파르르 박혀 떨린다

 

적송

 

지상의 높이만큼 가늠 난다 하여도

절망의 그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