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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정홍순
2021. 3. 23. 10:23
[시와 아침이 있는 풍경] 부부 정홍순 시
당신 닮아서 더 빨갛고, 채 노랗다
밤낮 둘이는
가려운 등 돌려대고
별처럼 긁어주는 꽃 동무
이순 넘겨놓고 알았지만
천연스럽게 귀가 열려 서운한 말
빨갛게 석류 알처럼 박혀
입이 벌어지는데 잘 익었다 하더군
별것도 아닌
말 가지고 흔들면
나도 가시달린 나문데
꽃 속에 들어와 자고 가는 달
혼곤히 삭힌 사랑을 어떡할 건가
나 고흥 남자네
가락동이 물씬거리는 유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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