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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랑

정홍순 2018. 9. 27. 20:29


가을사랑


정홍순

 



돌, 청옥이 되도록 갈아
목에 걸고 오는 너는
가을이다

네가 오는 길에
꽃은 허공에 입술을 문지르고
너는 새처럼 바람에서
단풍을 나무에게
걸어주곤 했다

알록달록 찍어준 키스처럼
아름다운 상처가
우수수 떨어지는 길 걸을 땐
홀로
나는 없고
너만 쓸쓸히 걸었다

가을,
가느다란 목에 걸고 오는
너에게 나는
별처럼 빠져
파란 하늘을 흔들어 댄다

                                           <화순군민신문, 2018. 9. 27.>


정홍순 ∥《시와사람》으로 작품활동 시작
화순문학상 수상
시집 『뿔 없는 그림자의 슬픔』, 『순천만』



김지유 기자 hoahn01@hanmail.net